일상

그리운 만남

유토미 2023. 4. 19.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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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이 한층 포근해지고  바람도 살랑살랑 적당해서 4월엔 이리저리 약속이 생기고 만나야할 사람들과의 연락이 늘어난다.

저번주에는 간만에 울산 출장을 다녀왔다. 개인 사업을 시작한지 오랜만의 출장이라 기분이 설레였고 다녀오고나니 잘다녀왔다는 생각이 들어  기회가 되면 다시한번 가야되겠다고 속으로 다짐하며 일정을 마무리했다. 사실 울산에 살고있는 지인과는 사회생활을 통해서 만나게 되었고 꽤 오랬동안 알고 지내온터라 거의 대부분은 그분이 서울로 올라올 경우 얼굴을 보고 술한잔을 기울였고 이런 저런 사는 얘기겸 사업얘기를 함께 나누며 많은 세월들을 함께했고 그럴때면 언제나 울산에 한번 내려오라는 얘기를 했고 기회가 되면 내려가겠다는 약속을 술자리에서 했지만 막상 일부러 울산가는건 쉽지가 않아서 여러차례 포기와 아쉼을 달래던 차,  다행이 울산에 사업관련일이 생기고 처리해야될 일들도 있어서 겸사겸사 내려가기로 결정한 후에는 일이 일사천리로 진행되어 KTX 좌석를 예약한 후 내려가는 날 일찍 광명역에 도착을 했다. 광명역에 도착, 커피한잔을 마시며 간단히 회사메일을 확인 후 회신하고 기차를 기다리는 동안 많은 분들이 오가는 이곳에서 평일 한가롭게 커피를 마시고 누군가를 기다리고 일을 처리한다는 것이 예전 직장생활에서는 느껴보지 못한 감정들이라 낯설었지만 좋았다. 직장생활을 할때 물론 출장이 없었던건 아니지만 무언지 모를 불편함과 압박감이 없이 홀로 결정하고 실행하는 일들은 더할 나위없이 자유와 여유로움을 가져다 주었다. 

 

 KTX 광명역에서 울산(통도사)역까지 2시간 남짓거리이지만 막상 KTX를 타고 도착했을때는 이렇게 가까운 거리에 있었나 할 정도로 멀게 느껴지지 않았다. 실상 기차를 타면 가까운 거리지만 그 기차를 타는 것을 결정하고 실행하기가 이렇게 어려웠던 일이었나라는 생각에 무엇이 하고싶은 일들을 쉽게 실행하지 못하게 하는것일까하는 고민과 아쉬움이 교차했다. 열차안에서 몇몇일을 하고 음악을 듣고 뉴스를 보고나니 금새 도착지에 다다랐고 미리와서 대기하고 있던 거래처 지인을 만나 점심을 함께 하고 사무실을 방문하고 가볍게 직원들과 인사를 나눈 후 추가로 해야할 일들이 생겨 헤어지고 바닷가 바로 앞 카페에 홀로 앉아 한가로이 오후 시간을 즐겼다. 매일 바다가를 보는 사람들은 쉽게 느끼지 못할 감정들이 올라와 혼자서 멍하니 바다를 바라보고 한참을 눈을 떼지 않고 바라보며 이 풍경들을 즐겼다.

 

 

울산에 사는 지인이 어느새 달려와 반갑게 인사하고 안부를 전하고 그간 하지 못했던 얘기들과 감정들을 공유하고 저녁을 어디서 할지 고민후에 집 근처에서 하자고 결정을 내린 후 차를 타고 바로 해질무렵 집근처의 선술집으로 향했다. 달리면서 옆 태화강의 잔잔한 물결과 어스무룩한 어둠이 서로 겹치며 어둠으로 사라졌고 허름한 선술집에서 차려진 음식과 술한잔은 달려온 나의 피곤함을 달래주었고 시간은 무르익어 술은 취하고 말들은 흩어졌다.  말들과 말들이 서로 겹치고 부딫치며 시간은 흘러갔고 마음 같어선 밤새 취하며 얘기하고 싶었지만 몸은 금새 쉼을 원해 아쉽지만 헤어진 후 다음을 기약했다. 

오랜만에 만나서였을까?? 아니면 만나고 싶던 사람을 만나서였을까?? 자주 만났더라도 이런 감정들이 마음속에서 솟구쳤을까??하는 여려 물음들이 나에게 몰려왔고 짧았던 시간을 뒤로하고 숙소로 복귀한 후 하루를 마감했다.

 

누군가의 표현처럼 만나고 싶어도 만나지 못하는 사람도 많고 만나지 않아야할 사람을 만나는 경우도 많다. 우리의 삶 속에서 우리가 알고 있는 이름들은 얼마나 될까? 그중 만나고 싶은 사람은 또 얼마나 될까? 이 봄, 다가기전에 다시 만나고 싶었던 분들이 행복해지기를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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