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린날의 화요일 아침이다. 약간 이슬비도 내리고 하늘도 희쁘연히 선명하지 않아서 곧 비가올듯한 회색빛의 아침이다. 어제 먹은 술로 인해 정신은 조금 혼미하지만 밤새 잠은 그럭저럭 잘잔것같다. 일찍 일어나 큰딸아이 공부하는 카페에 데려다 주고 바로 지하철을 타고 출근을 했다. 자전거를 타기엔 날이 약간 흐리고 비도 흣날려서 날씨 핑게 삶아 지하철을 이용해 출근을 했다. 사실 지하철은 약속이 있거나 정말로 바쁘거나 혹은 비가올때를 제외하곤 거의 이용하지 않는다. 지하철타는 비용도 조금 부담스럽지만 혼잡하고 짐짝이 된듯한 기분이 들어서 가능하면 자전거를 타고 출근하려고 하는중이다. 하지만 어제 먹은 술의 여운과 아침날씨의 조건들이 자전거를 타기엔 조금 부담스러워서 불편하지만 지하철을 타기로 결정하고 역에 도착해서 개찰구를 나와서 바로 들어오는 지하철에 몸을 마꼈다. 여전히 아침 출근하는 직장인들로 꽉꽉 채워져있었고 안탈수가 없어 나도 몸을 최대한 수축시켜 문 안쪽으로 밀어넣었다. 매일 이렇게 출근하는 분들에 비하면 자전거를 타고 출근하는 나는 얼마나 행복한가라는 것을 다시한번 느끼게 해주는 하루의 시작이다. 지하철을 이용하면 물론 시간상 사무실까지 조금 일찍 도착하는걸 생각해보면 편리하지만 한편으론 괴롭고 힘든 아침 출근길의 지하철이다. 25년을 지하철을 타고 왕복 2시간이상 걸려 출퇴근을 반복했지만 힘들었던 기억들이 많고 퇴직후엔 가능하면 오전일찍 출근길에 피하고 싶은 일중 하나이다. 오늘은 여러가지 사정상 지하철을 타고 출근을 했지만 내일 다시 날씨가 좋아지면 자전거를 타고 출근할 생각이다. 다행이 자전거를 타고 출근하는 일이 이젠 익숙해져서 아침 바람을 맞으며 느긋하게 출근의 일상을 쌓아가고 있다. 특히나 오늘은 청소하는 날이 아니라 마음이 편하고 선물받은 하루같다는 느낌이 든다. 아마 매일 청소를 했거나 아에 청소를 하지 않았다면 체감할수 없는 감정이란 생각이 든다. 무엇이든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지식은 오래도록 가슴에 남는다.
어젠 오랜만에 예전 직장 다닐때 함께 근무했던 후배 동료와 저녁 약속을 잡고 기다렸다. 사무실쪽으로 온다고해서 느긋하게 할일을 하면서 기다리는 동안 시간이 지나고 도착햇다는 문자가 와서 얼른 일을 마무리하고 밖에서 반갑게 조우했다. 오랜만이라 조금 어색하긴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차츰 예전과 같이 편안하게 서로의 안부를 물을수 있었다. 일단 근처 선술집을 찾아 자리에 앉았고 음식 주문을 하고 술도 함께 주문했다. 어찌 지내는지 조심스럽게 물어봤고 며칠전 다니던 직장에서 퇴직을 하고 쉬면서 다시 일을 알아보고 있다는 얘기와 아직 뚜렷한 방향은 정해지지 않았고 이것저것 소일거리를 하며 쉬고 있다고 했다. 무어라 위로의 말을 해야하나 머리속에서 고민하다 "잘했다" "그회사 아니더라도 넌 얼마든지 더 좋은회사를 갈수 있고 아직 젊으니 다른 기회가 반드시 있을 것이다" "이왕 쉬는 김에 한두달 편한하게 지내고 여행도 좀 다녀오고 해" 라고 말은 했지만 쉬어본 나를 보았을땐 그게 쉽지 않다는 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던 참이다. 나도 직장 생활을 오랬동안 경험했지만 월급을 받고 사회생활을 한다는 건 쉬운일이 아니다라는 걸 잘 알고있다. 하루의 대부분을 회사일에 투자하고 집에 들어와서도 완전히 쉬지 못한채 다시 출근해서 일을하다보면 몸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한없이 피폐해질때가 있어서 관두고 싶을때가 여러번 찾아왔었다. 다행이 위기? 를 잘넘겨 조금 오래동안 한직장에 다녔지만 직장에 다닌다는건 많은 것들을 희생하지 않으면 안되기에, 물론 각자가 느끼는 바에 따라 다르고 남이 보기엔 쉬운 직장이라는 오해도 있을수 있겟지만 누군가의 주머니에서 돈을 받는건 어디나 마찬가지이듯 어렵고 힘든일이다. 그것을 알기에 힘들지만 조금더 가능하면 버티어보라는 전에 몇번의 충고를 했었지만 각자의 삶에 정답이 없듯이 벼터서 그곳의 직장생활을 더 한다는 것이 옮은지는 알수 없다. 나역시 어려운 결정을 하고 지금 개인사업에 열중하고 있지만 후회가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분명한 건 자기의 삶은 오롯이 자기만의 길일뿐 누군가 대신해줄수 없다는 것이다.
아직은 40대 초반이고 걸어가야 할 길이 많아서 본인이 잘 생각하고 검토해서 결정하라고 조언아니 조언을 해주었지만 안타깝고 걱정스러운건 표현할수 없었다. 빨리 본인만의 페이스로 돌아와서 자기의 길을 찾고 용기를 잃지 않고 나아갔으면 좋겠다. 술자리를 마치고 다시 지하철을 타고 멀리 의정부 집에 가야해서 아쉬움을 뒤로하고 헤어졌다. 그에게 많은 행운이 있기를 다시한번 기도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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